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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kachoi81

[파이심리상담센터] 이문세의 Free my mind 로 들여다보는 이 시대의 청춘들의 이야기

파이심리상담센터는 일상속에서 쉽게 만날수 있는 매체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여행' 을 안내합니다. 오늘은 이문세의 'Free my mind"라는 노래를 통해 이 시대의 청춘을 나누고자 합니다. (오마이뉴스 오주연 기자 발췌)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젊은 나이 혹은 그 시기.'

굳이 국어사전의 뜻을 펼쳐보지 않더라도 청춘하면 생기 가득한 느낌이 먼저 든다. 흔히 청춘이라고 부르는 20~30대를 훌쩍 넘긴 어른들에겐 다시 되돌아가고픈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부러운 시기'를 살고 있는 요즘 청년들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아마도 자신 있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젊은이들은 몇 되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을 살고 있는 청춘들의 대다수가 불안과 우울, 막막함으로 생기를 잃고 있다. 이문세와 개코가 함께 부른 'Free My Mind(작사 이문세, 개코, 작곡 이문세)'는 이 시대 청춘들의 아픔을 잘 반영한 곡이다.


기대해요 이 세상

'처음 빛이 내려, 다음, 꿈이 되고' 이문세는 우리가 세상에 왔을 때를 이야기하며 노래를 시작한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가족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며 첫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부모님들은 '예쁜 꽃들이 피어날 때 넌 선물처럼 내게 왔지'라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대해주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 소중한 아이들은 너무나 귀한 나머지 부모님과 선생님, 세상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내야 한다. 부모는 '날 바라보는 네 눈빛'에서 아이의 꿈을 읽어내기 보다는 자신의 소중한 꿈을 투사한다.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청년기가 되기 전까지 부모가 원하는 것을 자신의 것인양 착각하며 지낸다. 학교에선 이 소중한 존재들에게 공부만 잘하면, 원하는 대학에만 들어가면 그 소중한 꿈을 펼칠 수 있다고, 그러려면 옆의 친구와 경쟁해서 이겨야만 한다고 가르친다.

청춘이 되기 직전까지 아이들은 믿는다. 부모님의 꿈과 기대를 내 것으로 만들고,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면, 곧 멋진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이다. 이문세가 노래하듯 '기대해요, 이 세상' 이러면서 말이다.


실망이에요, 모순된 이 세상

드디어 청소년기를 지나 대학이나 사회에 진출하면서 그토록 갈망하던 '청춘'이 된다. 그런데 세상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개코는 이문세의 바통을 이어받아 청년들의 무너진 마음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노래한다.

우선, 세상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젠 외로움은 보통의 고통이고 소통은 더 고통스러워' 라는 가사처럼, 외로워서 소통하고 싶지만, 소통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렵다. 쏟아지는 정보들은 많은데 막상 내게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선택장애는 기본 Life is Not a Simple'). 더 큰 모순은 '삶은 한 번 뿐이라'며 크게 꿈꾸라고 해놓고는 막상 꿈을 품으면 '꿈꿔봤자 미랜 없다'는 세상의 메시지다. 모순되고 양가적인 메시지 속에서 요즘의 청춘들은 '쇳덩이 같은 큰 굴레'에 갇혀있다고 느낀다.

문제는 이런 모순된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성찰할 겨를도 없이 자꾸만 남과 비교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야 아이야 너는 행복해라'하고 말하지만 더 이상 그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어릴 적 공부를 잘하면 행복하다는 어른들의 가르침은 이미 사실이 아님이 판명 났다. 하지만, 12년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터득한 옆 사람을 이겨야 행복해진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다. 때문에 나는 '잠시 고여 있고 싶은데' 남들은 '다들 어디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 아니면 오르고 있는 것 같아'서 쉬지도 못한 채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런 힘든 마음을 다른 청춘들과 나눠보고 싶지만 '엄지 두 개로' 하는 대화에 익숙해진 나머지 타인의 '눈 보고' 대화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진짜 관계에서 나는 악필' 이기에 '사랑도 다 주고 싶지 않아'지고, 홀로 고립된 채 불안을 견뎌내는 수밖에 없다.


청년기 불안의 근원은 '불확실성'

왜 청춘들은 이토록 불안하고 힘이 드는 걸까? 이는 인간 삶의 조건 중 하나인 '불확실성'을 처음 맞닥뜨리는 시기가 바로 청춘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인간이 타고난 조건 중 하나이다. 인간의 삶에 '죽음'이라는 끝이 있다는 것 말고는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을 잘 견뎌내는 정도, 즉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intolerance of uncertainty)'와 정신건강과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이런 연구들에 따르면,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약한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 등 부정적인 심리현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소년기까지는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정해진 대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20살 언저리가 되면 이 울타리가 갑자기 사라진다. 처음으로 정해진 것이 없는 불확실한 세계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사회의 특수성이 더해진다. 성적이 지상가치인 한국에서 어른들은 성적만 잘 나오면 미래가 보장된다며 삶에 '확실성'을 부여해왔다. 때문에 한국의 청소년들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확실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 믿으면 지낸다.

그런데 청춘이 되자마자 이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된다. 어른들의 말과 달리 사회에서의 성취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대학에서 받는 학점은 고등학교 성적처럼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공부에만 매진하느라 청소년기 가장 중요한 심리적 과제인 정체감 형성을 이루지 못한 청년들은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다.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보다 남과 비교해 나를 평가하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에 훨씬 익숙하다. 때문에 한국의 청년들은 '탈출을 꿈꾸지만 방주에 탑승하지'도 못한 채, '나도 날 제대로 못 보지만 표류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라고 노래하며 절망한다. 그리고 남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모두 고통을 달게 삼켜'가며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린다.


불확실성을 즐기며, 자신에게 친절하기

그렇다면 청년기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우선 피할 수 없는 삶의 조건인 '불확실성'을 가만히 마주해보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누구와 가정을 꾸리며 어떻게 살게 될지 모든 것이 확실하다면 과연 행복할까? 쉬운 예로, 스포츠 경기의 결과나 드라마의 결말을 다 알고서 시청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아마도 전혀 재미있지 않을 것이다. 결과를 모르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선수들의 동작 하나, 등장인물의 대사 하나 하나에 몰입해 함께 웃고 울면서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은 인간 조건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삶의 매 순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어쩌면 불확실성은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음은 개코가 노래하고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꽉 차 있어. 사실 많은 걸 원했던 것'같은 내 마음을 보듬어줄 차례다. 그 동안 원해왔던 것들을 적어보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마음이 꽉 찬' 느낌을 주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탐색해보자. 또한, 20년 혹은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애쓰고 노력해온 나 자신을 인정해주자. 나 자신에 대해 너그럽고 친절한 마음을 갖는 '자기자비'의 자세는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라는 심리학의 연구결과들이 많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이렇게 불확실한 세상에서 또 하루를 살아낸 나 자신에게 토닥토닥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도 좋다. 이를 통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진정한 나만의 정체감을 찾으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청춘들의 힘겨움은 지금 세대만 겪는 일은 아니다. 1970년대 송창식 역시 '고래사냥'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라며 청춘의 고달픔을 노래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르며 청년기를 보냈던, 지금은 중년을 넘어선 어른들은 그 힘들었던 청춘을 그리워한다. 그러니 희망적이지 않은가. 언젠간 지금 이 시기를 그리워하게 될 테니 말이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지 않은, 그래서 더 자유로운 청년기. 지금 누리는 자유와 불안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정해 놓은 '확실한' 미래를 위해 공부만 하며 지냈던 청소년기에 그토록 바라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자유가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도 함께 느끼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나를 찾고, 도전하고 실패하는 자유를 만끽해보는 거다. 그럴 때 이 노래가 말하는 'Free my mind'가 가능해질 것이다. 나아가 이문세가 마지막 소절서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처음, 빛이 되고, 다음, 꿈이 되는 너'가 '나'였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처음, 빛이 내려 다음, 꿈이 되고 예쁜 꽃들 피어날 때 넌 선물처럼 내게 왔지 날 바라보는 네 눈빛이 기대해요 이 세상 그랬지

오늘 밤도 고민만 잠들지 못해 Lonely Night 이젠 외로움은 보통의 고통이고 소통은 더 고통스러워 근데 나를 포함해 모두 고통을 달게 삼켜 다른 의미의 no pain no gain Too much info 선택 장애는 기본 Life is Not a Simple 이게 시대 흐름이라면 난 순응하는 중 모두 인생이 순항하는 듯 보여도 속은 조금 곪아있어 우울이란 전염병이 옮아있어 삶은 한번 뿐이라길래 꿈꿔봤자 미랜 없다길래 빚을 내서 작은 행복을 구입해 전자항구(ebay)에서 수입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맘이 비어있어 난 많은걸 원하는 게 아냐 쇳덩이 같고 큰 굴레 밖에서 며칠 걷고 싶은 것 뿐이야 Free my mind Free my mind Free my mind 쇳덩이 같고 큰 굴레 밖에서 며칠 걷고 싶은 것 뿐이야 (후략)"

- 이문세 'Free My Mind (Feat. 개코)'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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